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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그룹의 KPT시행기(feat.우리만의 문화를 찾아서)

4월 22 업데이트됨


웨딩북 입사 후 1인 디자이너로 일하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 회사의 성장 속도와 함께 디자이너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웨딩북 역사 이래 최다 인원) 6명이 되었다.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감동의 눈물이 또르르.. 그렇게 디자인 그룹이 생긴지도 1년이 넘었다. 그 동안 그룹 내부에서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KPT를 도입하게 된 과정부터 어떻게 우리의 상태를 진단했는지, 업무 환경/방식을 개선했는지 공유해보려 한다.


디자인 그룹의 탄생

웨딩북의 디자이너들은 업무에 따라 조직이 다르고,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팀원들과 협업하며 디자인 아웃풋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 속에서 개인의 성향에만 빠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디자이너들로만 구성된 직무 그룹인 디자인 그룹이 만들어졌다.


주(상돈)님의 주문


디자인 그룹을 맡으며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디자이너들만의 문화, 협업 방식 만들기였다. 각자 업무에 따라 프로세스와 요구되는 피드백 방향이 조금씩 다르나보니 협업방식에 대한 고민이 점점 더 커져갔다. 디자인 퀄리티,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 방법을 고민해왔던 나에겐 새로운 과제였다.


문제의 시작

그룹이 만들어진 후, 초반엔 디자이너들끼리도 어색해서 오!데이(월 1회, 트렌드 파악/ 레퍼런스 리서치를 위한 문화 생활)를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각자의 관심사,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굳이 뭘 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모이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서로에게 조금씩 친밀감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디자인 피드백도 점차 늘어갔다. 주에 한 번, 주간 회의 시간에서 업무/ 이슈 사항을 공유하고, 작업하면서 고민되는 부분을 나눴다.


역사적인 첫 오!데이 (혜리와 땡땡이들)


그런데 업무가 늘어나고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슈가 늘어나다 보니 피드백하거나 논의해야할 상황은 많아지고, 회의시간이 너무 길어져갔다. 그래서 주간 회의 시간과 별개로 디자인 리뷰 시간을 만들었고, 이 시간 만큼은 더 살벌하게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고, 피드백하는데 집중하고자 했다. 하지만 내가 의도했던 디자인 리뷰 시간과는 달리 맥락을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할애 되었고,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를 이야기 하는데 집중되고 있었다.

디자인 리뷰를 진행하면서 분명하게 정의되진 않았지만 어떠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서로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 문제를 같이 이야기해보고자 회고를 진행하려던 찰나, 마침 슬랙 지식 채널에 올라온 글을 보게 되었다.


💡참고 글 https://brunch.co.kr/@fromjayden/8


디자인 리뷰에 대한 KPT

우리만의 피드백, 리뷰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에 첫 KPT는 디자인 리뷰 (피드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런 회고 방식은 처음이다보니 일단 참고 글 방식 그대로 따라가보기로 했다.

준비물은 두꺼운 펜, 3가지 색의 포스트잇, 타임타이머

그리고, 조직문화 팀을 초대해서 진행자 역할을 부탁드렸다. 덕분에 나도 참여자로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혹시나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할까' 하는 걱정에 미리 익명으로 구글 폼으로 설문도 받았지만, 우려와 달리 솔직한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첫 KPT의 내용은 대외비로 관리했다.

막상 펜을 잡고 쓰려니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머뭇거리고, 몇 번이나 다시 쓰기도 했지만 작은 종이에 짧은 글로 표현을 하려고 보니 오히려 생각을 쉽게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참고 글대로 작성 시간을 준수하진 않았고, 생각할 시간을 조금 더 길게 가졌다.) Keep을 작성한 후 비슷한 내용을 그룹핑해보니 3-4개 정도로 정리할 수 있었다. 모두 다르게 이야기했을 뿐, 같은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두의 발언 시간


첫 KPT에서 나온 이야기를( 대외비이지만! 외부 공유를 승인받은 내용들만) 살짝 공개하자면,

  • Keep 현재 만족하고 있고,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부분으로는

  • 디자이너의 성장을 위한 피드백은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 Problem 문제점으로는

  • 어디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피드백 해야할지 모르겠다.

  • 조직 구조 특성상 맥락 파악이 어렵다.

피드백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고, 조직 구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 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문제들이 20여분만에 명확하게 정의되었다. 이 후 Try에서는 개선을 위한 솔루션을 선택하고, 구체적인 Action을 정했다.

  • Try에서 가장 변화가 컸던 부분은

  • 골치거리였던 디자인 리뷰시간을 없앤 것. 디자인 리뷰에 대한 KPT였는데 없어졌다.


여러분이 좋다면야, 전 괜찮아요(따흑...)


대신 디자인 리뷰는 모두 슬랙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기존에도 진행되고 있는 방식이긴 했는데,

  • 레퍼런스 이미지를 첨부해서 이야기할 수 있고,

  • 서로 어떤 피드백을 주고 받았는지 히스토리가 남아있어

  •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런 부분이 좋았기 때문에 다음 회고 때 까지 계속 이렇게 진행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맥락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피드백을 요청할 때,

  •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 작업인지

  • 요구사항이나 목표

  • 디자인 의도

를 구체적로 남기기로 했다. Try의 솔루션 담당자를 거수로 선정하고, 어떠한 결과물로 공유할지 구체적인 Action이 결정된 후에는 바로 실행에 옮겨졌다.


6명. 적당한 참여인원이라는 조건에 맞아서였을까, 시간 내에 각자의 의견을 여유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참고 글과 같이 KPT를 진행하는 동안에 어떠한 논의나 토론을 하지 않았다. 사실 이 부분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해 답답한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서로의 의견을 반박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KPT를 진행하기 전, 구성원 모두가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했다. 아마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다면 무의미한 시간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별거 없는 내용이더라도 내부에서 보안을 유지하기로 약속했고, 서로 논의나 토론을 하지 않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던 작은 요소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낸 배경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각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디자인 그룹의 첫 KPT는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었다.

나머지 P, 그룹 티타임

KPT 자리에서 해결하지 못한, Try에 담지 못한 Problem 문제점을 풀어나가는 시간도 필요했다.

당장에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일지라도 다수에게 의견이 나왔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 하더라도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그룹 전체가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직문화 팀의 조언으로 문제점 중 한가지를 주제로 그룹 티타임을 진행했다. 앞서 KPT를 진행한 후여서 그랬을까, 모두가 솔직하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서로를 이해해주려고 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놀랍게도 이 후의 KPT에서는 디자인그룹의 티타임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티타임만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

다음 달의 기다림

첫 KPT후, 3주. 짧은 시간 동안 디자인 그룹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Try를 지키기 위해 모두가 같이 노력하다보니, 디자인 피드백도 활발해졌다. 이 후에 진행한 KPT에서는 Keep, Problem을 찾는 시간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3분, 5분의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타이머를 놓고, 조금 지나고 보니 모두 멀뚱멀뚱. 분명 첫 KPT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다음 KPT부터는 구성원 모두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진행을 해보기로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진행 방법에 대해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었고, 참여와 동시에 토론이나 논쟁이 시작될 때 중재하고, 진행하는 역할이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시작 전에 KPT에 대해서 짧게라도 리마인드한 후에 진행해보려고 한다. 진행자가 핵심 역할이었다(!)


Keep에서는 이전 Try를 계속 유지하자라는 의견이 모두에게 나왔고, 추가로 디자인그룹 티타임도 유지하자라는 의견도 나왔다.

Problem에서도

  • KPT 한 달 주기가 너무 짧다. 주기를 늘려보자.

  • 개인 디자인 회고와 KPT를 같이하니 시간이 너무 길다. 줄여보자

Try를 하면서 발견된 문제점들과 새로운 문제점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떤 솔루션과 액션을 만들지, 이 전의 Try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 첫 시작이 디자인 리뷰에 대한 KPT였다면, 진행할 수록 새로운 문제점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범위는 커졌고, 주제도 바뀌었다. 그리고 이제는 다음 회고가 기다려진다.


KPT로 얻은 것


우리의 문화, 협업 방식 만들기 위해서는 업무에 대한 회고는 물론이고, 일하는 환경에 대한 회고도 필요했다. 회고의 방법도 다양하지만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데에 있어 KPT가 적절하다고 느꼈던건

구성원 모두 함께 문제점을 정의하고, 끊임없이 솔루션을 찾으면서 개선해나갈 수 있다.

는 것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만의 문화를,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었다.


KPT시도만으로 디자인 그룹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함께 논의하는 자리에서 누구든지 의견을 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건강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우리만의 문화, 협업방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도전적이고, 힘들었지만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여전히 힘든 경험이지만 구성원 모두 함께 고민하고, 시도해보는 과정을 거쳐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어떤 조직에서나 충돌이 없을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충돌을 건강하게 풀어나가려고 한다면 KPT로 솔루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상황, 환경에 맞게 솔루션을 찾은 것일 뿐. 같은 문제라도 다른 부서, 팀에서는 또 다른 솔루션이 나올 수도 있겠다. 어떠한 것도 정답은 아니겠지만 디자이너의 행복을 위해, 우리의 문화를 찾기 위해, 웨딩북 디자인 그룹의 KPT는 계속된다! 곧 있을 다음 KPT를 준비하며...


사랑이 넘치는 디자인 그룹💙








DIA (CDO)


UX/UI를 시작으로 Branding, 광고, 운영 등 경계없는 디자인을 경험하다가, 웨딩북에서 Product Designer로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동시에 디자인 그룹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군 분투 중입니다.

백발을 한 디자이너가 꿈이구요. 입사 후에 부쩍 흰머리가 풍성해지고 있어서 조만간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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